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표한 대국민 연설에서 여행규제와 관련에 한국과 중국에 대한 재평가를 할 계획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긴급 대응책을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이 내려지고 미국 내 확산도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코로나19 여파에 직면한 중소기업과 개인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유럽에 대한 전면적인 미국 입국 제한은 예상보다 강력한 조치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여행제한 해제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코로나19가 팬데믹 상황이기는 하지만 금융위기 수준까지는 아니라며 시장의 우려를 달래려 애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과 중국의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며 양국의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한과 경고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는 코로나19에 대한 미국 내 확산 우려로 영국을 제외한 유럽에서의 미국 입국 금지를 단행한 것과는 사뭇 다른 조치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확진자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에 도달했을 때도 입국 제한 조지까지 취하지는 않았다. 한국의 경우 검진이 빠르게 진행되고 정보가 투명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한국을 입국 제한 국가로 포함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미국 외교부 관계자는 만약 한국에 대해 입국금지 조치를 취했는데도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해당 조치에 따른 외교·경제적 측면의 부정적 결과를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현재 한국에 대해서 대구는 4단계(여행 금지), 그 외 지역은 여행경보 3단계(여행 재고)를 권고한 상태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직항편을 이용하는 모든 승객에 대해 탑승 전에 발열 체크 등 의료검사를 필수적으로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을 막기 위해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모든 입국을 30일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입국 금지는 13일부터이며, 다만 영국은 이번 제한 조치에서 제외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영국은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덜하고, 더 이상 유럽연합(EU)의 일원이 아니며, 유럽 국가들 간의 국경 개방 조약 당사국도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서 귀국하는 미국인의 경우 적절한 점검을 받은 경우에 한해서 미국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